11월 3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확보한 가운데, 펜실베니아와 뉴저지에서도 주요 선거구의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펜실베니아에서는 민주당 조시 샤피로(Josh Shapiro) 주지사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민주당이 주 상원 다수당까지 차지하면서 약 30여 년 만에 주지사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특히 필라델피아 교외의 벅스카운티와 몽고메리카운티 일대에서는 오랫동안 공화당이 차지했던 의석들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며 이번 선거의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다.

펜실베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샤피로 현 주지사가 공화당의 스테이시 개리티(Stacy Garrity)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고 두 번째 4년 임기를 확보했다. 4일 오전 약 98.5%가 개표된 상황에서 샤피로는 약 300만 표(60.4%)를 얻어 약 191만 표(38.3%)에 그친 개리티를 앞섰다. AP통신은 3일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된 지 불과 1분 만에 샤피로의 당선을 확정했다. 몽고메리카운티 애빙턴 출신인 샤피로는 이번 승리로 펜실베니아 정치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했으며, 향후 2028년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유력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은 결과는 벅스카운티를 중심으로 한 연방 하원 제1선거구였다. 민주당 밥 하비(Bob Harvie) 벅스카운티 커미셔너가 2017년부터 해당 지역을 대표해 온 공화당 브라이언 피츠패트릭(Brian Fitzpatrick)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4일 오전 집계에서 하비는 약 52.7%, 피츠패트릭은 47.3%를 기록했다. 피츠패트릭은 공화당 내 온건파로 분류되며 2024년 선거에서도 약 1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에게 의석을 내줬다. 제1선거구는 벅스카운티 전체와 몽고메리카운티 일부를 포함해 지역 한인 유권자들에게도 관심이 높은 선거구다.

민주당은 펜실베니아의 다른 주요 연방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 현역 의원들을 잇따라 물리쳤다. 리하이밸리 중심의 제7선거구에서는 밥 브룩스(Bob Brooks)가 라이언 매켄지(Ryan Mackenzie) 의원을, 북동부 제8선거구에서는 페이지 코그네티(Paige Cognetti)가 롭 브레즈나한(Rob Bresnahan)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해리스버그 일대 제10선거구에서도 자넬 스텔슨(Janelle Stelson)이 공화당의 스콧 페리(Scott Perry) 의원을 꺾었다. 반면 필라델피아와 인근 교외지역에서는 민주당 브렌던 보일(Brendan Boyle), 매들린 딘(Madeleine Dean), 메리 게이 스캔런(Mary Gay Scanlon), 크리시 훌라한(Chrissy Houlahan) 의원 등이 당선되거나 재선에 성공했다. 필라델피아 제3선거구에서는 은퇴한 드와이트 에번스(Dwight Evans) 의원의 뒤를 이어 민주당 크리스 랩(Chris Rabb)이 당선됐다.

펜실베니아 주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주 상원에서는 1978년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다수당을 유지해 온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게 됐다. 벅스카운티 제6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아일린 하트넷 알빌라(Eileen Hartnett Albillar)가 공화당 현역 프랭크 패리(Frank Farry)를 꺾었으며, 벅스와 리하이카운티를 포함하는 제16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마크 핀슬리(Mark Pinsley)가 공화당 재럿 콜먼(Jarrett Coleman) 의원에게 승리했다. 몽고메리와 버크스카운티 일부를 포함하는 제24선거구에서도 민주당 크리스 토머스(Chris Thomas)가 공화당 트레이시 페니큐익(Tracy Pennycuick) 의원을 물리쳤다. 북동부 제40선거구에서도 민주당 브라이언 라이트슨(Brian Wrightson)이 공화당 현역 로즈메리 브라운(Rosemary Brown)을 꺾었다.

주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기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벅스카운티 제142선거구에서는 민주당 크리스틴 이건(Kristin Egan)이 공화당 현역 조 호건(Joe Hogan)을 물리쳤고, 제144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브라이언 먼로(Brian Munroe)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체스터와 델라웨어카운티에 걸친 제160선거구에서도 민주당 엘리자베스 모로(Elizabeth Moro)가 공화당 크레이그 윌리엄스(Craig Williams) 의원을 제쳤다. 이로써 샤피로 주지사는 두 번째 임기부터 민주당이 주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정치 환경에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저임금 15달러 인상과 대중교통 예산 확대, 주거비 부담 완화 등 그동안 의회 내 의견 차이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던 정책들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스저지에서도 예상 밖의 선거 결과가 나왔다. 뉴저지 연방 하원 제2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잭 멀록(Zack Mullock) 케이프메이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진 공화당 제프 밴 드루(Jeff Van Drew) 현역 의원을 꺾었다. 밴 드루는 개표가 완료되기 전 패배를 인정했으며, 민주당은 그동안 공화당의 강세 지역으로 여겨졌던 사우스저지 남부에서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체리힐과 캠든 일대가 포함된 제1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도널드 노크로스(Donald Norcross)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벌링턴카운티와 일부 머서·몬머스카운티를 포함하는 제3선거구에서도 민주당 허브 코너웨이(Herb Conaway) 의원이 승리했다. 뉴저지 연방 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코리 부커(Cory Booker)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인근 델라웨어에서도 민주당 크리스 쿤스(Chris Coons) 연방 상원의원과 세라 맥브라이드(Sarah McBride) 연방 하원의원이 각각 재선에 성공했다.

전국적으로도 이번 선거는 공화당에 불리한 결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연방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의회의 권력 구도를 바꾸게 됐다. AP통신 등 주요 언론은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행정부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각 지역의 결과에는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지역별 정치적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중간선거로 펜실베니아의 주정부와 연방 의회 대표 구성이 크게 바뀌면서 향후 세금과 주택정책, 교육, 교통, 소상공인 지원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벅스카운티와 몽고메리카운티를 비롯한 필라델피아 교외지역에서 나타난 의석 교체는 앞으로 지역 정치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월 4일 현재 일부 선거구의 최종 개표와 공식 인증 절차는 계속 진행 중으로, 후보별 최종 득표수와 의석수는 확정 과정에서 일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