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저지 한인사회에서도 지역 최고의 스시 전문점 중 하나로 손꼽혀 온 일본식당 ‘사가미(Sagami)’가 필라델피아에 두 번째 매장을 연다. 뉴저지주 콜링스우드(Collingswood)에서 50년 넘게 전통 일본 요리를 선보이며 명성을 쌓아온 사가미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UPenn) 인근 유니버시티시티의 유명 레스토랑 ‘Pod’가 있던 자리에 새로운 식당을 개점할 계획이다. 신규 매장은 3636 Sansom St.에 위치한 호텔 ‘인 앳 펜(Inn at Penn)’에 들어서며, 2027년 여름 개점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사가미는 필라델피아와 사우스저지 일대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대표적인 일본식당으로, 특히 신선한 스시와 사시미, 정통 일본 요리로 유명하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날이나 가족 모임에 찾는 식당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화려한 인테리어보다는 음식의 품질과 전통적인 조리법을 중시하는 곳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필라델피아 진출 소식은 사가미를 즐겨 찾던 한인 고객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가미의 역사는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출신 부부인 시게루 후쿠요시(Shigeru Fukuyoshi)와 치즈코 후쿠요시(Chizuko Fukuyoshi)가 당시 미국에서 스시가 아직 생소하던 시절, 뉴저지 루트 130(Route 130)에 작은 일본식당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후 50여 년 동안 정통 일본 요리와 꾸준한 음식 품질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했으며, 필라델피아 광역권을 대표하는 일식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사가미는 2017년과 2019년 미국 외식업계의 권위 있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s) 최우수 레스토랑 부문 준결승 후보에 올랐고, 시게루 후쿠요시 역시 2023년 최우수 셰프 부문 준결승 후보로 선정됐다. 2024년에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선정한 지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레스토랑 76곳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오랫동안 식당 운영을 맡아왔던 치즈코 후쿠요시가 2024년 7월 79세로 별세하면서 사가미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남편 시게루는 한동안 영업을 이어갔으나 결국 은퇴를 결정했고, 약 30년 동안 사가미를 찾으며 후쿠요시 부부와 친분을 쌓아온 외식업 사업가 앨런 수(Alan Su)가 2025년 1월 1일 식당을 인수했다. 당시 시게루는 수를 아들처럼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수 역시 기존 사가미의 메뉴와 전통, 식당 고유의 분위기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수는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놈놈 라멘(Nom Nom Ramen), 우마미(Umami), 시소(Shiso) 등 여러 아시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필라델피아 매장은 사가미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콜링스우드 식당보다 훨씬 큰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입점 장소는 유명 외식사업가 스티븐 스타(Stephen Starr)가 운영했던 퓨전 아시아 레스토랑 ‘Pod’의 옛 자리로, 이 식당은 약 25년간 영업한 뒤 2025년 2월 문을 닫았다.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와 독특한 반원형 개인 식사 공간으로 유명했던 Pod의 기존 시설 가운데 대형 1개와 소형 2개 등 총 3개의 반독립형 다이닝 공간은 그대로 보존할 계획이다. 대신 내부 전반은 전통적인 일본식 분위기로 새롭게 꾸미고, 과거 회전초밥 공간에는 대형 스시 카운터를 설치한다. 수는 바쁜 저녁 시간에는 최대 8명의 스시 셰프가 동시에 일할 수 있도록 해 필라델피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스시 카운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음식 메뉴 역시 기존 사가미의 인기 요리를 그대로 선보이는 동시에 새로운 메뉴를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에서 들여온 전문 장비를 활용해 라멘과 우동, 소바 등 면 요리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일본 전통 숯인 비장탄(Binchotan)을 사용한 야키토리 등 이자카야 스타일의 요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콜링스우드 매장과 달리 점심 영업과 런치 스페셜 메뉴도 도입한다. 수는 고가의 오마카세 전문점을 운영하기보다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학생들과 인근 주민, 가족 단위 고객들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가격보다는 음식 재료와 조리 과정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